2025/07/07 2

경북 상주 곶감, 고려 조정에서 '한 해의 첫 선물'로 쓰인 말린 달콤함

감나무 아래서 말라간 시간이 고려의 새해를 물들이다곶감은 한겨울이 되면 조심스레 꺼내 먹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건과일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과육 속에 쫀득한 식감과 자연의 깊은 향을 머금은 이 과일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천년 이상 한국인의 세시와 의례, 선물 문화에 자리 잡은 상징적인 식품이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경북 상주가 있었다.상주는 지금도 ‘곶감의 고장’으로 불리지만, 그 유래는 고려시대 조정에서 새해 첫 진상품으로 상주 곶감을 올렸던 역사적 풍속에서 비롯되었다. 실제 고려시대 문헌인 『고려사절요』에는 “상주의 반건시를 12월 조정에 진상하니, 그 달콤함이 첫 선물로서 마땅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는 상주 곶감이 단순한 지역 생산품을 넘어 왕실의 예식과 정치 질서 속에서 기능했던 대..

전북 고창 복분자, 마을 부녀자들의 여름 약선 음식이 된 이유

고창 복분자, 여름이면 부엌에서 피어나는 부녀자의 약선 지혜전라북도 고창은 지금도 ‘복분자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진한 빛의 오디 같은 열매가 단순한 여름철 과일을 넘어, 오랜 세월 마을 여성들이 여름철 기력 회복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활용한 대표 약선 음식 재료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복분자(覆盆子)는 원래 산딸기과 식물 중에서도 약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종으로, 『동의보감』에는 신장과 간, 자궁 건강에 효과가 있으며, 여성의 기혈을 보충하는 데 탁월하다고 기록되어 있다.고창은 예부터 이 복분자가 자생하는 기후와 토질을 갖춘 천혜의 지역으로, 마을 어귀와 산기슭, 논둑길 곳곳에 자생하는 복분자 열매를 부녀자들이 약차, 약밥, 청으로 만들며 여름철의 기력을 보충해온 풍속이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