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한 산에서 길러져, 선비의 상 위에 오르다경기도 가평은 잣나무 숲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잣은 껍질 속에 감춰진 하얀 견과류로, 그 단단한 껍질을 벗겨내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과 높은 영양을 지닌 식재료가 드러난다. 그러나 이 작고 정갈한 열매가 가진 가치는 단순한 먹을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조선시대에 잣은 명절 제사상, 선비의 다과상, 왕실의 약재함에 반드시 오르던 귀한 식재료였으며, 특히 가평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잣의 생산지로 오래도록 기억되어왔다. 조선 후기 의서인 『동의보감』에는 잣이 “오장육부를 보호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노화를 늦추고 장수에 이롭다”고 기록돼 있다.또한 『경도잡지』, 『산림경제』 등에서는 명절과 제사상에 오르는 과일·과자류 중 하나로 ‘잣’이 자주 등장하며, 이는 잣이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