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그늘 아래, 조선 선비가 품었던 과일 한 송이의 계절여름이면 유난히 정갈한 단맛을 품고 고요히 익어가는 과일이 있다. 바로 참외다. 참외는 단순히 갈증을 달래는 여름 과일이 아니라, 조선의 양반가 정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 식물이었다. 특히 경북 예천에서는 조선 후기부터 참외를 여름철 상서로운 과일로 여겨, 사랑채 옆의 작은 마당에 심고 관상과 소비를 함께하는 전통이 이어져왔다. 예천은 지형적으로 평야와 구릉이 고루 어우러지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 유역을 따라 수분 공급과 일조량, 토양 배수가 뛰어난 환경을 갖췄다. 이 조건은 참외 재배에 이상적이며, 실제로 조선 후기의 문헌과 양반가 일기장 곳곳에서 예천 지역에서 재배된 참외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참외 한 덩이로도 품격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