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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 표고버섯, 조선 약재 목록에서 찾은 그늘 아래 명약

산 그늘 속에 자란 향, 약재가 되다전라남도 장흥은 지금도 ‘표고버섯의 고장’이라 불린다. 그늘지고 습한 산자락 아래에서 자라나는 표고버섯은 고소한 향과 깊은 맛을 지닌 웰빙 식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기원은 단지 현대 건강식품 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조선시대의 의서와 약방 기록 속에서도 표고는 ‘향균(香菌)’ 또는 ‘향균초(香蕈草)’로 불리며 귀한 약재 중 하나로 취급되었고, 왕실과 사대부가에서도 감기·해열·기력회복에 좋은 약재이자 귀한 산중 음식으로 여겨졌다. 특히 장흥은 남부 해안과 인접하면서도 해풍을 막는 산악지대가 잘 조성되어 있고, 해마다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삼림 구조 덕분에 자연 표고버섯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지역적 특성과 조선 후기 약재 목록 속 ‘..

경북 울진 대게, 조선 해양일기에 기록된 ‘대가리 큰 게’의 탄생사

‘대가리 큰 게’라 불린 그날부터, 울진 바다의 전설은 시작됐다경북 울진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게 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겨울이면 울진 죽변항과 후포항 일대에는 선홍빛 대게를 손에 들고 줄지어 선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 대게가 언제부터 ‘울진의 대게’로 불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특별한 수산물로 여겨지게 되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게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조선 후기에 쓰인 『해유록(海遊錄)』에는 “경상도 울진 근해에 다리가 길고 대가리가 큰 게(大介)가 있어 배 위에서 잡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는 대게에 대한 가장 이른 시기의 언급 중 하나로, ‘대게’라는 말의 어원이 ‘몸집이 크고 다리가 긴 게’, 또는 ‘대가리가 크다’는 민간 표현에서 비롯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