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그늘 속에 자란 향, 약재가 되다전라남도 장흥은 지금도 ‘표고버섯의 고장’이라 불린다. 그늘지고 습한 산자락 아래에서 자라나는 표고버섯은 고소한 향과 깊은 맛을 지닌 웰빙 식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기원은 단지 현대 건강식품 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조선시대의 의서와 약방 기록 속에서도 표고는 ‘향균(香菌)’ 또는 ‘향균초(香蕈草)’로 불리며 귀한 약재 중 하나로 취급되었고, 왕실과 사대부가에서도 감기·해열·기력회복에 좋은 약재이자 귀한 산중 음식으로 여겨졌다. 특히 장흥은 남부 해안과 인접하면서도 해풍을 막는 산악지대가 잘 조성되어 있고, 해마다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삼림 구조 덕분에 자연 표고버섯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이런 지역적 특성과 조선 후기 약재 목록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