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밭에서 과일이 자라기 시작하던 때딸기는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과일 중 하나다. 상큼한 향기와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선명한 붉은빛 덕분에 계절을 대표하는 과일 그 이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딸기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딸기와 유사한 과일류 혹은 초기 품종군이 이미 조선 후기 농정 개혁기 즈음부터 양평을 포함한 일부 내륙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기록들이 존재한다. 경기도 양평은 조선 시대에도 수도 한양과 가까운 전략적 곡창지대였으며, 특히 정조(正祖) 대에 들어서면서 과수 재배 실험과 농정 개혁의 시험장으로 기능한 지역 중 하나였다. 『정조실록』과 『규장전운』 등의 문헌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