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독 옆에서 자리를 지켜온 ‘붉은 줄기’, 돌산갓의 시간겨울이면 많은 이들의 손끝이 분주해진다. 배추를 절이고 고춧가루를 풀고, 생강과 마늘을 갈아 넣는 과정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겨울 풍경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김치의 중심에는 언제나 배추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남도의 바닷가, 특히 전남 여수 돌산에서는 배추김치 옆에 갓김치가 늘 함께 자리했다. 그 중에서도 ‘돌산갓’은 단순한 부재료가 아닌, 남도 김장문화의 정체성과 별미로 자리 잡은 귀한 채소였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염전과 해조류, 소금 생산지로 유명했지만, 동시에 짭조름한 바닷바람과 따뜻한 기후, 해풍이 만드는 독특한 토양이 채소 재배에 적합한 지역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특히 갓은 겨울철에도 쉽게 시들지 않고, 아린 맛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