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의 차향, 천년을 지나 우리의 찻잔에 담기다경상남도 하동은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는 남녘의 고장이다. 이 지역은 해발 고도와 기온, 습도, 안개, 수분, 그리고 토질 등 차(茶) 재배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하동 녹차’가 단지 기후가 좋은 지역의 작물이라는 평가에 그치지 않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녹차는 단순한 차가 아니라, 신라 시대부터 시작된 한반도 차문화의 기원이며, 고려·조선을 거쳐 왕실의 공물(貢物)로 격상된 역사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동 지역은 한국 차문화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하동의 차는 불교의 전파와 함께 사찰 중심으로 퍼졌고, 이후 신라 화랑도의 정신 수련에서 활용되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왕실에 진상되는 공물 차로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