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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콩, 산간 오지에서 자라난 단백질 구황작물의 문화사

척박한 땅에서 자라난 생존의 씨앗, 콩의 고장 정선을 다시 보다강원도 정선은 깊은 산골과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오래도록 중심부와 단절된 ‘자연 속 고립지대’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 고립은 단점만이 아니었다. 외부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순수한 농업 문화와 독자적인 식생활이 발달한 정선은, 오히려 한국 고유의 전통 구황작물 문화를 온전히 간직한 보물창고로 남게 되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정선 콩이다. 정선의 콩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그것은 척박한 산지에서 조상들이 굶주림을 이겨내기 위해 선택한 생존 전략이자, 가난과 추위를 견딘 강인한 농민의 상징이었다. 한국의 여러 지역에서 콩은 고단한 시절을 함께한 ‘구황작물’로 불리지만, 정선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이곳의 콩은 혹독한 환경 ..

경남 고성 갯벌 굴, 선사시대 패총과 함께한 조개 문화의 기원

바다와 인간의 공존이 만든 문화, 고성 굴과 조개의 시간 여행한국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수많은 갯벌은 단순히 해양 자원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인류가 바다와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박물관과 같다. 그중에서도 경상남도 고성 지역은 그 독특한 갯벌 생태계와 함께 선사시대부터 조개와 굴을 중심으로 한 해양 식문화의 기원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고성의 바닷가에서는 조개껍데기 무덤인 ‘패총’이 대규모로 발견되었는데, 이 패총 속에는 굴 껍데기와 조개류가 다량으로 남아 있어, 고성 사람들이 수천 년 전부터 해양 생물을 식재료로 삼고, 나아가 생활문화로 확장해왔음을 보여준다. 고성 굴은 단지 지역 특산물이 아닌, 한반도 해양 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문화유산적 가치를 지닌 식재료다. 굴은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