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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 연꽃씨, 백제 왕실 연못에서 자란 천년의 약재

천 년을 잠들다 다시 피어난 연꽃씨, 백제의 생명이 되다충청남도 부여는 찬란한 백제 문화의 마지막 수도였으며, 그 문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물과 꽃, 그리고 정원이 있었다. 특히 부여 궁남지(宮南池)는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공 정원지로, 백제 무왕(武王)이 만든 궁궐 후원의 연못으로 전해진다. 이 궁남지에서 발굴된 연꽃씨가 무려 1,000년 이상의 시간을 지나 20세기 후반 다시 꽃을 피웠다는 역사적 사례는, 단순한 생물학적 발견을 넘어 백제의 자연관, 생명관, 그리고 고대 약초 문화까지 연결되는 문화유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꽃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신성·정화·불멸의 상징이었고, 그 씨앗은 고대 의서에서 위장 보호, 노화 방지, 해독 작용에 탁월한 약재로 기록되어 왔다. 특히 백제는 일본과의 문화 ..

강원 양구 시래기, 휴전선 마을에서 피어난 전쟁 후 음식 문화

시래기 한 줌에 담긴 분단의 역사와 삶의 지혜강원도 양구는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접경 지역이다. 휴전선과 맞닿은 이 땅에는 한국전쟁 이후 생겨난 ‘실향민 마을’과 전쟁의 상처를 품은 삶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속에서 피어난 한 끼의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시래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청 말린 나물 시래기는 단순한 반찬 그 이상이다. 전쟁과 가난, 겨울과 배고픔, 그리고 공동체의 생존을 상징하는 음식 문화였다. 양구는 전쟁 직후 폐허가 된 산간 마을에 함경도와 황해도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된 대표적인 실향민 지역 중 하나였다. 벼농사는 어려운 환경에서 가을이면 수확 후 남은 무청을 엮어 말려 겨울 내내 삶아 먹는 방식은, 기근과 추위를 견뎌낸 지혜였고, 그 시래기는 ..